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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떡밥의 바다

by 나인웨일 2021. 12. 29.

"나'는' 재미있게 봤다." 이런 리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나'도' 재미있게 봤다. 

 

그렇다고 아쉽지 않은것은 아니다.

회수되지 않은채 고요히 떠 다니는 떡밥들이 가득한 시리즈다.

떡밥들을 하나 하나 잘 회수했거나, 아니면 애초에 던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단편을 급하게 장편으로 쭉 늘이느라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웃자고 한 유머에 웃을 수 없었고 마지막엔 지구도 아닌 달에서 갑자기 부산행으로 급선회한다. 캐릭터 설정은 너무 뻔해서 캐릭터마다 대충 어떤 결말을 맞이할 지 너무 보이는데다가 카이저 소제가 너무 없어보인다. 짜잔! 하기 전에 자꾸 티를 내고 싶어하고 등장 이후에도 없어보이게 너무나 민폐스럽다. 일기는 일기장에 쓰렴.

 

하지만 외계의 알수없는 무언가에 위협을 당하지만 인류애로 극복해낸다는 플롯을 모르고 감상을 시작한것은 아닌지라 전체 스토리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아서 이런 아쉬움들은 그냥 묻어둘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두나와 공유 케미가 궁금해서 시작한것이 컷다. 전개가 느리다는 평도 많은데, 배두나가 등장하는 씬들은 느려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녀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녀가 머뭇거리면 나도 머뭇거리며 시간에서 같이 머물게 되더라. 그녀가 안정된 사람인건지 그녀 연기도 안심이 된다. 공유는.. 그냥 공유였다. 보니 좋았다.

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게 흥미로워서 중간에 멈추지 않고 결말에 가 닿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다소 황당했던 전개에도 불구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던건 그것이 '물'이어서가 아니었을까.

 

승리호때와는 상황이 달라진 크리스마스 이브에 SF라는 장르물을 내민 패기도 높이 산다.

점점 더 좋아지겠지. 우리 정서가 담긴 SF물 많이 많이 보고싶다.

김초엽작가 작품으로 누가 안만들어주나~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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